흥원창
섬강이 달려와 남한강에 안기는 곳
본문
흥원창 표지석을 뒤로하고 강둑에 올라서면 눈앞으로 남한강 물길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바로 앞 큰 강이 남한강 본류이다. 이 물길은 오른쪽으로 흘러 여주로 간다. 그 아래로 섬강 줄기가 달려와 남한강에 안기는 곳이 보인다. 세 갈래로 갈라진 물줄기가 하나의 커다란 그림 같다.
노을이 아름다운 곳, 남한강과 섬강이 만나 절경을 이루는 곳, 그리고 4대강 국토 종주 한강 자전거길이 지나는 곳, 자전거길은 지나지만 자전거 지나는 건 보기 힘든 매우 조용한 곳, 흥원창. 단순히 이렇게만 알고 스쳐 지나가기에 흥원창은 역사적인 의미가 깊은 곳이다. 고려시대를 거쳐 조선시대까지의 원주가 어떤 곳이었는지 그 위상과 정체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중요한 장소이기 때문이다.
흥원창은 고려와 조선시대의 주요 조창 중 하나로 원주를 비롯해 평창, 영월, 정선, 횡성, 강릉, 삼척, 울진 등지에서 조세미를 거둬 모은 뒤 수도인 개경으로 운반해 나라 재정을 충당했던 곳이다. 쉽게 말하면 역대 왕조의 곡간 노릇을 했다는 얘기다. 조선시대엔 200석을 적재할 수 있는 평저선 21척을 보유하고 있었다고 전해진다. 이처럼 원주는 남한강과 섬강이 만나는 내륙의 곡창지대로 100년 전만 해도 정치적인 위상이 높았고 물자가 풍부하고 교통이 발달한 중심 도시였다고 한다.
사대강 사업으로 보가 세워지고 물의 흐름이 약화되면서 예전처럼 강한 여울을 보기는 어려워졌지만, 여전히 흥원창에서 바라보는 노을은 아름답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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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부론을 한 바퀴 같이 돈다면 법천사지와 거돈사지 사이에 흥원창에 들르는 동선을 짜보자.
2. 따로 주차장은 없다. 표지석 아래 적당히 세우면 된다.
3. 특별히 다른 인공 시설은 없고 화장실과 작은 정자 쉼터가 있다.
4. 강둑을 따라 잠시 산책을 하거나 맑은 날 해 지는 시간에 맞춰 노을을 감상해보자.
흥원창 | 원주시 부론면 흥호리 (흥원창마을)